[바람숲그림책도서관] 여우난골족




백석 시/ 홍성찬 그림/ 창비(2007)

 

 

‘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맛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


[여우난골족]은 백석의 시를 그림책으로 만든 것으로 ‘여우난골족’이라는 말은 ‘여우가 나온 골짜기’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 부근에 살고 있는 일가친척들을 의미합니다.  명절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는 큰집에 가서 만나게 되는 풍경들을 잘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모두들 방안에 모였을 때의 새 옷 냄새, 음식 만드는 풍경들,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 등을 정겹게 표현했습니다. 거기에다 한명 한명 만나게 되는 친척들에 관한 묘사에서는 친척들의 삶의 흔적과 특징을 잘 그렸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꽃을 피우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공기놀이, 주사위 굴리기, 놋그릇 뚜껑 돌리기, 편 나눠 서로 땅 따먹기 놀이, 서로 엇갈리게 나란히 앉아 다리 세는 놀이를 하다가 새벽닭이 울 때 쯤 졸려 자리싸움하면서 잠이 들고, 무이징게국 끊이는 냄새가 눈과 함께 솔솔 ~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명절의 분위기는 ‘여우난골족’이 그려낸 그림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명절에는 새 옷을 하나 얻어 입을 수 있었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었고 아이들에게는 마냥 신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족’의 의미가 달라지고 물질이 넘쳐나면서 명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작아졌습니다.
어떤 것이 더 좋고 나쁘다는 것은 없다고 봅니다. 지금은 어려운 옛날의 명절풍경을 새해를 맞아 이 그림책과 함께 그려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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