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아시아를위한뜨거운질문(1)_ "더 나은 세상? The Better World?"

지속가능한 아시아를 위한 뜨거운 질문#1. “더 나은 세상? The Better World?”

 
 
같거나 다른 우리
 
우리가 아시아에서/아시아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우리 단체가 꽤 오랜 기간 고민해 온 주제이다. 개인적으로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두 번의 경험이 컸다. 그 하나는 2003년 중국 농촌에서 한 달 동안 머물며 미국평화단체와 협력하여 진행했던 중국여름워크캠프(China Summer Workcamp) 경험이다. 중국, 미국, 한국의 청소년, 청년들이 함께 한 달을 보내면서, 같아 보이지만 다른 문화와 소통방식, 다르지만 하나가 되었을 때의 연대감과 그 힘을 기억한다.
 
또 하나는 이듬해 아시아시민사회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아시안브릿지(. 필리핀NGO’s 아시아센터)6개월 연수과정 참여이다.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주민조직과 공동체(Community),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두 번의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면, 아시아를 대상화해서 보기보다 우리혹은 우리 지역로 바라보게 된 점, 커뮤니티(공동체)에 대한 이해, ‘민중(People), 그들이 원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경험적 학습을 꼽고 싶다[* 당시 필자가 제출한 논문제목이 민중(people), 그들이 원하는 것이었다].

 
이후로 같거나 다른 우리아시아인들에 대한 애틋함은 일로는 국제협력이나 교류활동으로, 개인적으로는 여행으로 이어왔다. 경험이 더해질 때마다, 또 새롭게 느끼고 배워갈수록 질문의 무게도 함께 늘어갔다. 물론 배움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림설명] 사는 곳은 달라도 어울려노는 법은 비슷하다. 라오스 방비엥의 푸딩댕유스센터에서 고무줄놀이 하고 있는 라오스 어린이들. (그림: 장미정)
 
 
엉뚱한 작당
 

함께 모이는 것은 시작이고, 함께 머무는 것은 발전이고, 함께 일하는 것은 성공이다.” (핸리 포드)
 

2년 전 가을 무렵, 몇몇 NGO 선배들과 엉뚱한 작당(?) 모임을 시작했다. 일명 엉뚱모임(엉뚱하다 싶을 만큼 천진난만한 미래 환경운동 기획모임). 당시 우리들은 사회단체 경험 많은 활동가들의 제 2운동 역량개발, 그리고 차세대 사회운동가들의 양성에 관심이 많았다.
 

어느 시점이 되면서는 현장 활동 경험을, 넓은 시야와 현장성이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한 아시아 운동영역으로 확장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일명 ‘MEP(Mother Earth Program)’. 우리는 각 단체들의 특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아시아 환경공동체를 위한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들은 따로 또 같이 아시아 운동을 구체화하기 위한 준비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네시아로 흩어져 활동가능성을 점검했다(KOICA 민간단체사업발굴지원사업 참여). 우리 센터는 캄보디아를 예비사업지로 정하고 지역기반 주민교육을 통한 변화가능성과 지원의 필요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다시 경험한 아시아는 매우 역동적이었고, 한편으론 여전했다. 지역 현장조사를 하면서 단기 교류활동을 준비할 때와는 사뭇 다른 성격의 질문들이 집을 짓기 시작했다. 지역과 마을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생각도 많아졌다.
 

그리고 올해, 우리는 에코피스리더십센터(EPLC) 멘토링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아시아 지속가능발전교육을 매개로 연속 포럼을 시작했다. 쌓인 질문과 생각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정리하고 싶었다.
 

이렇게 시작된 아시아 지속가능발전교육 포럼이 진행되는 동안 스쳐갔던 뜨거운 질문들과 단견들을, 현재의 수준에서 정리해보려고 한다.
 

 

지속가능한 아시아를 위한 뜨거운 질문#1. “더 나은 세상? The Better World?”
 

더 나은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2차 포럼에 참석한 아시아 전문가의 말을 빌면, 최근 전 세계 청년들과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뜨겁게 오가곤 하는 단골 주제란다.
 

간혹 저개발국가의 주민들에게 현재 느끼는 가장 큰 문제를 물어보면 종종 생존의 문제, 생계(Livelihood)를 먼저 이야기하곤 한다. 그럴 때면 생계문제 앞에서 환경문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현장을 경험할수록 어느 때부턴가 빈곤은 폭력적 수준의 환경문제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쓰레기를 사서 자기 집 앞에 묻으면서 생계를 해결하는 사람들에게, 빈곤을 이유로 오염된 물을 마셔야 하는 사람들에게 환경문제는 곧바로 생존의 문제이기도 했으니까.
 

생존의 문제는 또 다른 곳에도 있었다. 상식이 무너진 사회에서는 엉뚱한 곳에서 생존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처절하게 일깨우는 사건[세월호]도 터졌다. 그것도 지금 여기 한국에서.
 

가난해도, 폭력적 환경에서도 이방인에게 난 지금 행복해. 너도 지금 행복해?”하며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비교적 풍요로운 나라 한국에서 꽃다운 생명들을 속절없이 떠나보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누군가 이와 같은 질문을 해 온다면 바보 같다고 느껴질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그 질문에 맘 편히 웃을 수가 없다. “더 나은 세상? The Better World?”는 이제 한국 사회에서 여느 때보다 뜨거운 질문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생존의 문제는 단순히 하나의 이유에서 비롯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환경문제가 곧 인권이나 평화, 민주, 사회구조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제는 통찰이 필요한 시절이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아시아인들은 나름대로 지속가능한,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만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같거나 다른 우리는 공동의 미래에 대해 꽤 많은 대화와 소통, 공감과 협력이 필요하지 싶다. 우리 센터가 아시아 지속가능발전교육을 매개로 무엇을 할 것인가/할 수 있는가를 모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계속)






[그림설명] 라오스의 여인. 살아가는 모습이 정겹다. 이들 모자가 생각하는 더 나은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그림: 장미정)


지속가능한아시아를위한뜨거운 질문#2. “무례한 지원누구를 위한 지원인가?”
글로 이어집니다.


* 글/그림 _ 장미정 ()환경교육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