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지식사전3_ 전자폐기물1] "지구를 떠도는 전자폐기물 [1]"

해마다 열리는 환경영화제에서는 세계 각국의 환경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몇 해 전 열렸던 영화제에서 ‘중금속 인생’이란 영화를 보았다. 전자폐기물 때문에 온 동네가 중금속 오염이 되고 병에 걸린 주민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유해물질을 쏟아내는 ‘환경파괴범’


영화 속에는 쓰레기에서 나오는 검은 폐수와 악취, 그 속에서 아무런 장비 없이 전자폐기물들의 부품을 분해하고 처리하고 있는 사람들, 그런 쓰레기 더미위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이 있었다.


이미 오염으로 생활터전이 망가져 쓰레기 처리 이외의 생계는 생각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이 있었다. 그 지역에 들어온 전자쓰레기는 대부분 태워지거나 땅에 묻히고 있었다.


태워지면서 다이옥신과 같은 발암성 유해물질을 내뿜고, 땅에 묻힌 쓰레기들은 각종 중금속들을 땅과 물속으로 흘려보내어 주민들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


병에 걸리기 시작한 사람들은 치료비가 없어 제대로 치료를 못 받지만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이곳까지 왔기 때문에 달리 그 곳을 떠날 방법이 없었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시간이 있었다.


영화 장면 속에 눈으로 봐도 오염이 심한 하천에서 목욕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아 그 사람들은 얼마나 해로운지 모르냐는 질문을 했다. 지역 주민들과 생활하며 영화를 만든 감독의 말은 이랬다.


"그 사람들도 이제는 얼마나 해로운지 압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여기서 흘러간 물을 다른 지역사람들도 먹고 있고, 또 이 물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그렇게 생산된 채소나 야채를 먹는 것이나 여기서 목욕을 하는 것이나 결국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염된 이 지역에 사나 다른 지역에 사나 결국 오염된 물을 먹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감독의 대답이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이런 일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출처: 인사이트 홈페이지, insight.co.kr)

 


전자폐기물이 뭐지?


전기․전자제품이란 전류나 전자기장에 의해 작동되는 기계나 기구를 말한다. 이런 전기․전자제품이 폐기물로 된 것, 즉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않게 된 전기․전자제품이나 거기서 나온 부품들을 전자폐기물이라 부른다."


이렇게 버려진 폐기물은 엄청난 양과 유해 유독성 성분 때문에 문제가 된다. 우선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이 있고, 둘째 생활환경을 훼손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지구 전체에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전자폐기물을 발생하는 대표적인 전기전제 제품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디셔너, 개인용 컴퓨터, 오디오, 휴대폰, 프린터, 복사기, 팩시밀리 등이 있다. 대부분 일반적으로 우리 생활 속에서 매일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다.


과학문명과 산업의 발달과 함께 현대인들은 편리를 위해 많은 물건들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우리 일상을 보자. 아침 기상 후 30분만 돌아보자. 알람시계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형광등을 켜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낸다.


아침 식사를 위해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오븐이 사용되고, 식사 후엔 커피포트에 데워진 물로 차를 마시기도 한다.


그런데 이처럼 우리 생활 속에 가까이 있는 각종 전자제품에는 약 1천여 종의 화학물질이 들어있다. 이 중 절반은 유해한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이다. 컴퓨터나 TV 한 대에 함유된 평균 납 함량은 2-4kg 정도이고,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납·수은·카드뮴·6가 크롬과 같은 중금속들도 들어가 있다.


매년 지구 한 바퀴 도는 전자폐기물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얼마나 걸릴까? 세계적인 스케이트 선수 김연아는 빙판 위에서 1년에 지구 반 바퀴를 돈다고 한다. 보통사람들이 지구 한 바퀴를 돌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그런데 매년 지구에서 쏟아지는 전자폐기물을 화물차에 실어 연결하면 지구 한 바퀴를 돌고도 남을 거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가구당 컴퓨터 보유율은 2012년 7월 현재 전체 가구의 82.3%이다(미래창조과학부 정보화전략국 자료). 집에서 사용하는 개인용 컴퓨터 말고도 학교나 도서관, 우체국, PC방, 기차역 등에서 사용하는 공용 컴퓨터까지 생각하면 1인당 1PC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핸드폰은 어떨까? 2012년 현재 우리나라의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5,363만명으로 나타났다. 1997년 691만명에서 15년간 8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1996년 통화방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갖가지 편리한 기능이 추가되었고,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단말기 보급이 확대되었고 지속적인 가입자 증가 추세를 유지해 온 것이다.

 

최근에는 정보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MP3 플레이어나 디지털카메라 같이 새로운 전기전자제품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형냉장고가 대중화된다거나 디지털TV가 보급된다거나 컴퓨터 기종이 만들어지거나 새로운 휴대폰 기종이 생길 때마다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하던 전기전자제품들은 곧 쓰레기, 즉 전자폐기물로 둔갑하게 된다.


(계속)


- 글 : 장미정, (사)환경교육센터 소장

* 인터넷미디어 인사이트에 기고된 글입니다(http://insight.co.kr/content.php?Idx=652&Code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