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 선생님의 일본환경교육 이야기 11 - 그 들판에 두루미는 아이들과 속삭인다.

그 들판에 두루미는 아이들과 속삭인다.

 

오창길((사)환경교육센터 소장)

 

“뚜르륵, 뚜르륵…….”

아직도 이즈미평야를 달리는 그날의 두루미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며칠 전 순천만에도 흑두루미가 올해 처음으로 관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학교 13명의 전교생이 두루미조사를 합니다. 벌써 50년 넘게 해오고 있어요. 조사활동과 보호활동을 학생,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힘을 합쳐 하지요”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시립 소우중학교의 교장선생님은 두루미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힘주어 들려주었다.

이즈미시가 겨울의 진객 두루미로 유명한 것은 알았지만, 이즈미 중학교의 실천소식은 2009년 발표된 아사히신문의‘노비노비 교육상’이라는 일본 내에서는 유명한 교육상 수상뉴스를 통해서였다. 신문기사를 읽고 그 학교에 직접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 가족들과 함께 도쿄에서 출발하였다.


            

 

인구 5만인 이즈미시의 이즈미평야에는 한해 두루미류가 1만 2천 마리가 넘게 도래한다. 또한 두루미를 보기위해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1950년에 293마리였던 것이 1975년 3649마리, 1996년 7955마리, 2008년에는 1만 2천 마리 넘는 두루미가 이즈미시를 찾았다. 두루미 모이주기와 서식지 보호활동을 하면서 급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두루미모니터링을 50년째 하고 있는 이즈미시립 소우중학교는 전교생이 현재 13명·교직원11명인 농촌마을의 작은 시골 중학교이다. 이 학교는 두루미 도래지 가까이 있는데 두루미클럽 활동을 50년간에 걸쳐서 하며 두루미보호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두루미클럽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1960년 두루미에 매력을 느낀 중학생들이 두루미 보호감시원 지도아래 자발적으로 두루미조사를 시작하면서이다. 1966년에는 두루미클럽이 창설되었다. 부원은 창립당시에는 활동을 희망하는 학생을 모집했지만, 학생 수 감소로 인하여 현재 전교생이 참가한다. 매년 11월에 전교생이 모여 발족식을 실시한다.

두루미클럽의 주요 활동은 첫째, 두루미 개체 수 조사. 둘째, 두루미 가족구성·분산조사. 셋째,‘두루미소리(교지)’발간. 넷째 기타활동으로 쿠시로 습원연수, 모리나가소학교와의 교류, 볼란티어가이드이다.

그곳에서‘두루미 소리’라는 교지를 직접 받아 볼 수 있었는데 그 책자에는 두루미에 대한 문학작품과 학생, 지역주민, 교사들의 두루미사랑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소우중학교 학생들은 두루미 클럽활동을 통해서 지역사회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며, 야생동물보호·자연 사랑의 마음을 키우며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50년 동안 꾸준하게 두루미 보호활동을 참여하여 두루미보호운동에 큰 힘이 되었고, 교사·학생간의 협동을 통해 국내외로 부터 여러 차례 중요한 환경교육상을 받으며, 자부심을 키우며 교육실천을 하고 있다.

소우중학교의 두루미 개체 수 조사방법은 두루미의 습성을 이용하여 실시한다. 두루미습성은 첫째, 두루미는 물이 있는 쉼터에서 야간에 휴식을 취한다. 둘째, 새벽이 되면 쉼터에서 날아올라 채식활동을 한다는 점이다. 조사시간은 오전 5시 30분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7시까지 실시하며, 교사·학생 혼합팀 4조로 나누어 11월부터 1월 까지 6회에 걸쳐 조사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두루미 관찰센타 전망대에서 방문객들에게 두루미· 두루미클럽활동· 두루미 조사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즈미평야를 바라보면서 작은 관심에서 시작한 이즈미시의 두루미보호활동이 세계의 흑두루미 90%가 찾아오는 두루미도시로 만든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소우중학교의 두루미클럽활동과 처음으로 먹이주기를 했던 두루미할아버지라 불리는 마타노 할아버지의 50년간의 보호활동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는 말도 억측은 아니다.

이번 겨울에도 한강하구에는 재두루미가 순천만에는 흑두루미가 다시 찾아오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자연의 감동이 아니라 박제된 자연을 보며 암기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두루미를 살려낸 소우중학교 학생들과 같이 지역의 생태와 자연을 살리는 특별활동을 하였으면 좋겠다.

우리사회는 모든 아이들이 똑 같은 것을 배우고 똑같은 목표를 위해서 달려가는 결국은 상위 몇%만을 위한 교육을 하지 말고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지속가능한 사회의 원리와 철학을 깨우치는 그런 교육을 받아야 한다.

우리가 찾는 창의·인성교육을 소우중학교 교문을 나서면서 어렴풋이나마 머릿속에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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