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제2회 사회환경교육아카데미-"도시생태교육의 길을 묻다"

도시의 녹색 공간 도시숲

 


 


 


이호영 / 동국대학교 환경생태연구실 실장

 


 


우리나라는 산이 참 많은 나라입니다. 그리 멀리 나갈 필요도 없이 지금 내가 살고 있거나 일하고 있는 건물 옥상에만 올라가도 사방에 산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산이 많습니다.

배고픔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면서 우리나라도 숲이 가지는 가치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목재의 생산, 임산물 등을 통한 수입을 제외한 간접적인 혜택)가 무려 7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그 가치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도시에도 숲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숲을 도시숲이라 부릅니다. 여기에는 남산이나 관악산과 같은 산뿐만 아니라 공원, 고궁은 물론 가로수 길까지도 넓게 포함됩니다. 이런 도시의 녹색공간 도시숲이 도시민들에게 주는 혜택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도시숲은 도로와 건물로 뒤덮혀 숨막히는 도시에서 물이 스며들 수 있는 공간이며, 신선한 공기를 공급합니다. 도시숲은 탁하고 오염된 도시의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도 하고, 도시가 뜨거워지는 도시열섬 현상도 덜어줍니다. 또한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이 되어주며 도시민의 건강을 지켜주고, 많은 종류의 새들과 작은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합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숲, 특히 도시숲이 우리에게 이렇게 많은 혜택을 베풀고 있는데 우리는 그 고마움을 잊고 지내는 것 같습니다.

도시 곳곳에 남아 있는 자그마한 자투리 녹색 공간에 틈이라도 생기면 건물 지을 생각을 하고, 숲에 올라가 별다른 생각없이 행동함으로써 숲을 아프게 합니다. 도시숲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숲으로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숲을 찾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우리가 몇 가지만 지켜도 우리의 도시숲은 훨씬 건강해 질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이 밟으면 땅이 단단해지고, 흙을 덮고 있는 낙엽을 치우면 뿌리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여 영양분이 부족해질 뿐만 아니라 비가 오면 흙이 쓸려 내려가 나무들이 뿌리를 드러내게 되며(산에 가면 많이 보실 수 있죠?) 결국에 숲은 죽고 맙니다.


















이러한 일들은 비가 내린 바로 다음날이나 얼었던 땅이 녹는 초봄에 특히 많이 발생합니다. 이런 때는 잠시 숲을 그대로 놓아두면 어떨까요? 그리고 가급적이면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나지 말고 샛길로 다니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키면 어떨까요? 우리가 숲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사랑으로 바라보는 순간 우리의 도시숲은 훨씬 더 건강해지고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아낌없이 주리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