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환경이야기]공정무역

공정무역

 


장미정 / 환경교육센터 실장, 환경교육연구집단 까치밥

 


몇 해 전 여름, 친구가 해외봉사단원으로 나가 생활하고 있는 '라오스'라는 나라에 다녀왔습니다. 라오스는 아직까지 자연과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입니다. 수도인 위엔짱(혹은 ‘비엔티엔’이라고도 함)이라는 도시도 자전거 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크거나 화려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습니다. 어느 여행가는 ‘욕망이 멈추는 곳’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이지요. 또 자급자족이 많이 이루어집니다. 새벽시장에 가면 가지, 호박, 오이, 쪽파, 토마토, 마늘, 감자, 고구마처럼 우리가 자주 먹는 채소들을 팔러 나온 어린이부터 어른들까지 많은 가족들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세계에서 여행 온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야시장(밤시장)에 가면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물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수놓은 다양한 종류의 수공예품들과 고산지역에서 재배된 유기농 커피가 그것입니다. 이 물건들은 ‘공정무역(Fair Trade)’상품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자연친화적인 전통기술을 갖고 있는 라오스인들은 적은 수량이지만 높은 품질을 생산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공정무역(Fair Trade)’이란 무엇일까요? 물건을 중간에서 사고팔거나 운송하는 동안, 생산자들에게는 적은 돈을 주고 사와서 소비자들에게는 비싸게 파는 것과 같이 중간에서 사고파는 사람들이 이익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생산자들은 싼 노동력을 찾게 되고 심지어 어린이들까지 심한 노동에 시달리게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공정무역은 물건을 사고파는 동안 생길 수 있는 공정하지 못한 과정을 없애고 생산자와 직접 믿음과 존중의 관계를 만들어 거래하는 방식입니다. 서로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되면 제 값을 주고 사서 제 값을 받고 팔기 때문에, 생산자들은 더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팔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는 더 싼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답니다. 그리고 물건이 만들어지는 동안 환경을 파괴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공정한 방법이 되니까요. 이렇게 ‘공정한 사고팔기’를 ‘공정무역’이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공정무역은 세계 곳곳에서 부당하게 노동하는 어린이나 가난한 사람들이 줄어들 수 있는 방법이고, 지구촌의 환경과 사람들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희망적인 방법입니다.

공정무역은 1940년대 미국의 한 마을에서 시작되어, 점차 퍼져나갔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공정무역물건만을 파는 쇼핑몰이나 YMCA, 생협, 아름다운 가게 등에 가면 공정무역 상품을 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수공예품, 커피, 바나나와 같은 일부 품목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쌀이나 사과, 코코아와 같은 농산물, 설탕, 초콜릿, 요커트 같은 가공식품, 그리고 면제품, 청바지 같은 의류 등 다양한 품목들을 공정무역을 통해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구를 지키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물건을 적게 사고 적게 쓰는 것입니다. 먼저 물건을 사기전에 꼭 필요한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세요. 그래도 사야한다면 지구촌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 환경을 파괴시키지 않는 ‘공정무역’ 상품을 사는 것이 좋겠지요? 특별한 기념일엔 공정무역 상품인 “착한 초콜릿”을 선물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