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교육운동가와의 만남②] - ‘나도 그렇게 살면 되지!’

[환경교육운동가와의 만남②] 제주 곶자왈작은학교 아우름지기, 문용포


 


- ‘나도 그렇게 살면 되지!’


 



_ 사진설명. 곶자왈작은학교에서는 매해 국제평화캠프를 진행한다. 오름에 오른 다국적 친구들. ⓒ곶자왈작은학교


 

배운다는 것, 가르친다는 것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못할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숙소를 돌아가는 길, 곶자왈 작은학교의 어린이모임 ‘오돌또기’ 친구들이 들려주는 해맑은 노랫소리를 들으며 행복한 상념에 빠져든다. 부족하고 어설픈 교육의 현장에서 고민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꿈을 꾸는 아이들 속에서 얼마나 가슴 벅찰 수 있는지를 체험하게 해주는 고마운 아이들...!


‘곶자왈’ ‘작은’ 학교

‘곶자왈’은 제주의 특수한 지형 때문에 만들어지는 숲으로, 예전에는 버려진 불모지 같은 곳이었지만 점차 생태적 가치가 인정되면서 제주의 허파로까지 불리고 있는 지형이다. 머털은 이런 ‘곶자왈의 과거와 현재’가 본인이 추구하는 교육 철학과도 잘 만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곶자왈작은학교’는 2006년 7월 1일 문을 열었다.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곶자왈작은학교’는 소박하지만 정겹다. 말 그대로 ‘작은’ 학교, 구식형태의 작은 집 하나를 개조해서 학교로, 선생님의 활동 겸 생활공간으로 개조한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 녹아있는 것은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학교는 작지만 큰 품, 큰 꿈을 품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학교 구석구석, 아이들의 손때 묻은 흔적들이 보인다. 학교의 벽면에는 아시아를 품는 평화여행의 흔적이 남아 있다. 교류하고 있는 필리핀 민다나오 섬 친구들과의 함박웃음도 걸려있다.

외출을 할라치니 몇 걸음 가지 않아 동네아이들이 "머털도사~!!를 불러대며 반가이 선생님을 맞이한다. 이 동네 부모들끼리만 통하는 이야기가 있다. 말을 안 듣고 투정을 부리는 아이들에게 ‘너 자꾸 그러면 이번 곶자왈작은학교 프로그램 신청 안한다!’ 는 협박?!은 특효약이다.

무엇이 그토록 아이들을 ‘혹’하게 하는 것일까?


‘가치’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

‘곶자왈작은학교’의 프로그램은 간단하지만 지혜롭다. 머털도사와 함께 ‘놀고, 배우고, 일하고, 체험하자’는 것. 아이들은 덕 쌓은 방법을 놀이로, 일로, 자연을 통해 배운다. 머털도사의 인생철학이 녹아든 커리큘럼이지만, 대부분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머털은 정말 도사처럼 방향만 일러줄 뿐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움직인다.

매월 아이들은 ‘존중여행', '예의여행', '평화여행’과 같은 ‘가치여행’을 떠난다. ‘곶자왈 작은학교’의 모든 교육과정 속에는 ‘가치, 존중, 예의, 배려...’의 내용들이 흠뻑 묻어난다.


함께 ‘덕’을 쌓아가는 사람들

‘곶자왈 작은학교’는 지인들, 학부모님들, 오가다 인연을 만든 이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운영된다. 공부방에는 '함께 여는 새날'이 걸려있다. 신영복 선생님이 학교를 위해 쓰라고 기꺼이 몇 점을 써주셨다고 한다. 책장을 만들어준 후배, 책장을 꾸며준 아이들, 책을 보내온 사람들, 직접 와서 정리를 해준 분들, 매월 꼬박꼬박 후원해주시는 분들, 아이들 밥을 챙겨주시는 분들까지... 가까운 곳에서, 먼 곳에서, 보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분들이 ‘덕 쌓는 아이들’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살면 되지!’

시대적 흐름으로 이런저런 큰 규모의 환경교육센터나 방문자센터 등 많은 자연학습, 환경교육센터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진정한 교육은 규모나 외형적인 것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 듯하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말이지 작은 곳에서 출발한다. 이곳에는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행복한 아이들, 생태와 평화의 공간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머털도사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까요?"

도사답게 망설임이 없다.

“나도 그렇게 살면 되지!"


* 글 : 장미정 ((사)환경교육센터, seemjj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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