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환경이야기] <27> 실험실 동물 이야기

 소년한국일보 11월 23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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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환경이야기] 실험실 동물 이야기

더 존중 받고 덜 고통 받는 방법 찾기

환경과 생명에 대한 예의 지키는 일

 



새로운 약이나 치료법을 개발할 때 흔히 동물 실험을 합니다. 약의 안전함이 아직 확인되지 않아 사람을 대신해 쥐나 원숭이 등에게 먼저 먹여 부작용은 없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지요. 과학 다큐멘터리나 뉴스에서 우리 안에 갇혀 있는 작은 쥐, 하얀 토끼, 사람을 닮은 원숭이 등을 보았을 겁니다.



여러분은 그 동물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요?



근래 들어 과학자들 사이에서 동물 실험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험 동물에게 ‘3R’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이지요. 3R 원칙이란 가능하다면 동물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실험으로 대신하고(Replacement), 실험 동물의 수와 고통을 되도록 줄이며(Reduction), 불필요한 실험이 이뤄지지 않도록 한다(Refinement)는 원칙입니다.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는 ‘동물은 태엽을 감은 기계와 같다.’고 했습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말로 유명하지요. 그렇게 인간의 존재에 대해 깊이 사색했던 그였음에도, 동물은 고통도 못 느끼는 하찮은 존재로 생각했던 거예요. 동물이 아프거나 죽임을 당할 때 내는 비명은 기계가 삐걱대는 소리쯤으로 여겼지요.



오늘날엔 이 억지스런 데카르트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개나 고양이, 하다못해 햄스터 등 애완 동물을 길러본 사람이라면 동물들이 얼마나 고통을 잘 느끼는지 잘 알 테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실험 동물들의 아픔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나의 애완 동물이 아니라고 모르는 척 해도 될까요?



인간을 일컬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합니다. 영장이라는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신비하고 기이한 힘을 가진 우두머리.’라고 풀이하고 있어요. 영장이라는 낱말이 따라붙는 생명체는 인간뿐입니다.



물론 인류가 생물 가운데 가장 지능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능이 높고, 제일 잘났다 해서 다른 생명체를 학대하고, 심지어 함부로 생명을 빼앗는 특권을 갖는 것은 아니지요.



역사를 살펴볼 때, 오늘날 환경 오염이라 불리는 대부분의 일들은 인간의 오만에서 비롯됐습니다. 인간을 위해 다른 생명체는 이용당해도 마땅하고, 이용당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앞으로도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 고기를 먹고 동물을 이용할 겁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이 있어요. 바로 다른 생명체에 대한 예의입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가 더 존중 받고 덜 고통 받는 방법을 찾아내고 실천하는 일, 이것이 바로 다른 생명체에 대한 예의입니다.




소년한국일보 입력시간 : 2008/11/23 16:38:52 

 

*글: (사)환경교육센터 환경교육연구집단 까치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