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환경 이야기] <24>중고 물품 사랑 하기

[눈높이 환경 이야기] 중고 물품 사랑 하기

쓰레기통 뒤지는 뉴욕의 '프리건'
재활용 통해 자원 소비 최소화 실천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지난 날엔 먹을 것 입을 것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쓰레기통을 뒤진다고 생각했지요.

요즘 세계에서 제일 번화한 도시인 뉴욕에는 말쑥한 차림의 사람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대학교를 졸업한 고학력자에,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는 중산층이래요.

이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이유는 바로 재활용품을 찾아내기 위함이에요. 이들은 옷이나 신발 같은 물품을 거두어 다시 쓸 뿐만 아니라, 심지어 괜찮은 음식 재료들도 찾아내 요리해 먹지요.

이렇듯 도시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을 절약하기 위해 쓰레기통 속에서 재활용품을 찾는 사람을 일컬어 ‘프리건(freegan)’이라고 부른답니다. 프리건은 자유와 채식 주의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를 합친 말로, 무료로 얻는다는 뜻도 담겨 있어요.

1980년대 환경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나타난 이들 프리건은 자원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생활을 실천합니다. 즉 쓰레기통에서 재활용품을 골라 다시 사용할 뿐만 아니라, 꼭 필요한 물건은 서로 바꿔 쓰고, 새로 물건을 사야 할 땐 가능한 친환경 제품을 고르고, 닳을 때까지 쓰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프리건이 어떻게 세계적 대도시인 뉴욕에 등장하게 된 걸까요? 바로 아직 멀쩡한 물건들이 마구 버려지는 현실 때문이랍니다.

단지 싫증난다는 이유로 성한 물건을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런 물건을 재활용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프리건이 나타나게 된 것이지요.

그럼 우리 나라의 실정은 어떤가요? 뉴욕 못지않게 멀쩡한 물건을 마구 버리고, 새로운 물건을 사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런 탓에 쓰레기의 양은 점점 늘어나고, 새로운 물건을 만들기 위해 자원은 계속 소모되어야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폐기물의 양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요. 한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못 쓰게 되어 버리는 물건의 양이 2001년부터 2007년까지 6 년 동안 21 %나 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가운데 아직 충분히 쓸 수 있는 물건인데도 버린 것들이 꽤 있을 거예요. 실제로 아파트 쓰레기 수거함이나 재활용품 배출함을 뒤져 보면 쓸 만한 옷, 가방, 이불, 그릇은 물론이고 포장도 채 뜯지 않은 빵이나 과자, 통조림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너무 아깝지 않나요? 게다가 쓰레기 처리 문제도 만만치 않고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작은 중고 장터를 열어 서로 필요한 물건을 교환하기도 하고, 인터넷을 통해서 중고 물품을 사고 팔기도 해요. 요즘엔 동네에 재활용품을 파는 전문 상점도 생겨나고 있어요.

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이라고 해도, 깨끗이 닦고 매만지면 새 것 못지 않게 사용할 수 있어요. 오히려 요즘엔 찾아보기 힘든 질 좋은 물건을 발견할 수도 있답니다.

뉴욕에 프리건이 있다면, 우리 나라엔 환경을 생각하는 어린이 여러분이 있어요. 새 물건을 사기 전에 환경과 지구를 한 번 더 생각하면 좋겠어요. 쓰레기도 줄이고, 자원도 줄이고, 돈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