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환경 이야기] <21>소음공해





[눈높이 환경 이야기] 소음공해
소리의 공격 "귀는 괴로워"
난청·심장·정신 질환 일으켜


여러분 교실에서는 어떤 칠판을 사용하고 있나요? 요즘에는 화이트 보드나 물백묵을 쓰는 학교가 늘었지만, 아직 분필을 사용하고 있는 곳이 많겠지요.

분필로 글씨를 쓰다보면 너무 힘을 줘서 ‘삑’하고 듣기 싫은 소리가 나기도 할 거예요. 또 오래된 책걸상을 무심코 끌다보면 ‘찌이익’하는 소리가 나기도 해요. 이런 기분 나쁜 소리를 들으면 소름이 오싹 돋아납니다.

듣기 싫은 소리는 소음 공해가 됩니다. 어떤 소리가 듣기 좋고 나쁜지 구분이 애매한 경우도 있지만, 지나치게 큰 소리를 계속 들으면 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해요.

평택시 미국 공군 기지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전투기와 헬기 소음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이나 심장 및 정신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례가 많아요. 우울증, 산만한 행동, 자폐증 등을 앓는 어린이도 더 많았다고 해요.

평택시가 얼마전 한 대학 병원에 의뢰해 이 기지에서 가까운 마을 주민과 5 km이상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의 건강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런 사실들이 밝혀졌지요.

이 조사에서 고혈압을 앓는 사람의 비율이 기지 주변 마을이 다른 마을보다 6~10 % 높게 나타났어요.

전투기 소음을 많이 들은 탓에 청력도 많이 약해졌고요. 자폐 증상의 아이들도 다른 곳보다 4~8 배나 많았어요. 특히 이 지역 아이들 가운데 우울과 불안 증세를 보인 경우가 23.2 %, 정신 질환 증상이 나타난 경우도 10.9 %나 됐다는군요.

물론 기지에서 멀리 있는 지역 아이들 중에는 3.8 %만이 이런 증세를 보였느데 말이어요. 알고 보니, 소음을 하찮게 볼 게 아니지요.

우리는 생활하면서 무심코 소음 공해를 일으킵니다. 혹시 여러분은 교실이나 식당 같은 공공 장소에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마구 떠들지는 않나요?

혼자좋아서 떠들지만 다른 사람들은 기분이 나쁠지도 몰라요. 떠드는 소리는 그걸 듣기 싫어하는 다른 사람에게는 분명 소음 공해입니다.

소리는 이처럼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때론 사람을 치료하기도 합니다. 음악 치료가 대표적이지요. 물론 약을 대신할 만큼은 아니지만 뇌 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좋은 효과가 나타난대요.

또 음악을 틀어놓고 수술을 하거나 분만하는 경우도 있어요. 걷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뇌졸중 환자에게 음악 치료를 했더니 효과가 나타났다는군요.

게다가 어느 예술 고등학교에서는 연주할 때 불안해 하는 학생들에게 음악을 이용해 근육을 풀어주는 훈련했더니 그 증상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소리가 우리 건강에 해가 되거나,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하나둘 증명되고 있어요. 이제 시끄러운 소리는 예절 차원에만 머물지 않아요. 다른 사람을 병들게 할 수도 있으니, 소음을 삼가야 합니다.

물론 아름다운 소리는 우리의 병을 고치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 주며, 행복을 느끼게 한다는 것도 알아야 하고요.